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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를 위한 약속

📑 목차

    찬송하리로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고린도후서 1:3-4

     

    Gabriel Romanelli (사제) – Gaza Strip 선교사역

     

    전쟁의 불길이 여전히 꺼지지 않은 가자지구.
    여기, 매일같이 폭격과 폐허, 그리고 절망의 그림자 속에서 ‘남아 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가브리엘 로마넬리(Gabriel Romanelli) 신부입니다.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가톨릭 사제입니다.
    그는 2019년부터 가자지구의 가톨릭 교회인 ‘성가정교회(Parish of the Holy Family)’의 주임신부로 파견되었습니다.
    이곳은 가자 전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로마 가톨릭 공동체로, 약 130여 명의 신자가 살고 있습니다.

    2023년, 전면적인 분쟁이 다시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는 사실상 폐허가 되었습니다.
    식수와 전기, 의료시설이 거의 붕괴된 그곳에서
    로마넬리 신부는 피난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폭격이 쏟아지는 도시 한가운데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제는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있어야 합니다.

    교회는 가장 어두운 곳에서 빛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포탄에 건물들이 다 부서져 있고 그 앞에서 신부님과 피난민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의 이미지
    성가정 교회(Parish of the Holy Family) 안에서 피난민들과 함께 있는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의 모습”

     

    로마넬리 신부의 일상은 전쟁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매일 아침 그는 성당 마당에 모여든 피난민 700여 명의 안부를 확인합니다.
    그중 절반은 어린이입니다.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아이들은 그의 품에서 울부짖으며 잠이 듭니다.
    그는 그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 그리고 짧은 기도 한 줄을 건넵니다.
    그의 손에는 언제나 낡은 묵주와 함께 빵 조각이 들려 있습니다.
    성당이 곧 ‘임시 피난소’이자 ‘마지막 남은 쉼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자지구의 상황은 단순한 전쟁을 넘어 ‘생존의 경계’에 놓여 있습니다.
    국제 인도주의 단체 ACN(Aid to the Church in Need)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교회와 수도원은 폭격 피해를 여러 차례 입었고,
    2024년 10월에는 성가정교회 인근에도 포탄이 떨어져 수도자 2명이 숨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넬리 신부는 피신을 거부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와 바티칸 당국이 마련한 안전한 탈출로를 거절하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내가 이곳을 떠나면, 남은 이들은 누가 돌봅니까?

    사제는 도망칠 수 없습니다.”

    현재 그가 지키는 성당 안에는
    어린이와 여성, 노약자 등 수백 명의 생명이 모여 있습니다.
    물과 식량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신부는 성전의 제대 위에서 성찬식을 드리며, 동시에 그 위를 식탁으로 사용합니다.
    사람들이 함께 나누는 빵과 물은 이제 생존의 상징이자
    ‘하나님의 은혜’ 그 자체가 되어 있습니다.

    그는 하루에도 여러 번 국제 단체와 교신하며
    식량과 의약품 지원을 요청하고,
    성당 앞마당을 정리하여 부상자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합니다.
    밤에는 사람들과 함께 성당 복도에서 잠을 잡니다.
    창문마다 폭풍 같은 폭음이 들려오지만,
    그는 무릎 꿇고 조용히 기도합니다.

     

     

    이곳에서 그는 단순히 ‘사제’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는 위로자이자, 아버지이자, 동행자입니다.
    그의 존재는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신자들에게
    “하나님이 아직 이곳을 잊지 않으셨다”는 유일한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국제 가톨릭 언론에 따르면,
    그의 사역은 이미 수차례의 전투와 봉쇄 속에서도
    끊이지 않는 신앙의 불씨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기적을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하루를 견딜 수 있는 은총을 구할 뿐입니다.”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의 이야기는
    신앙이란 무엇이며, 희생이란 무엇인가를 묻습니다.
    전쟁은 신을 부정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는 그 속에서 오히려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해 내고 있습니다.

    그의 사역은 거창한 구호사업이 아닙니다.
    그는 단지 남아 있기로 결심했고,
    그 결정 하나가 수백 명의 생명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에서 ‘평화의 증인’으로 서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자지구의 성가정교회에는 아이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의 기도가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가 지키고 있는 이 땅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주여, 전쟁의 한가운데에서도 사랑이 꺼지지 않게 하소서.”